안녕하세요. 영어하는 Jun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어를 조금 해본 혹자는 영어에 존댓말이 있다고 하구요. 과연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




이 두 의견 모두 영어의 개념 자체를 한국어로 이해하려는 잘못된 시작에서부터 나오는 오류입니다. 한국어와 일본어, 힌디 등 몇몇 소수의 언어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존댓말'을 다른 언어에도 적용하여 이해하는 것이 이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그냥 존댓말이 있다 없다를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고 한국어와 영어를 비교하지 않으면 단순하게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한국어를 이미 충분히 습득한 우리의 뇌는 그것을 가만 놔두질 않죠.




영어는 존댓말이 있다!

는 말도 안되는 소리구요. 언어학적으로 보면 현대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습니다. 몇몇 한국어-영어 2개국어가 가능한 사람들 혹은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영어에도 존댓말이 있다하는데 그건 근거 없는 개인의 주장이나 생각일 뿐, 실제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론이 아닙니다. 언어학에서는 '영어가 속한 범주인 인도유럽어족에서는 경어(존댓말)이 별도의 문법 체계를 이룰만큼 발달하지 못했다'라고 봅니다. You 자체가 높임말이라는 걸 어디선가 들었는데, 이것 역시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높임말이 있으려면 그와 반대되는 말도 있어야하는데 그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높고 낮음을 기준할 수 없죠. 당장 영어에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어만 봐도 Tu(너)를 높이 지칭하는 말인 Vous가 있지만 영어는 없습니다.




그럼 영어에는 존댓말이 아예 없나?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영어에 존댓말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정확히 말하면 중세 영어에 존댓말의 한 형태인 T-V distinction이 있었는데 이것이 영국 미국 다 포함해서 극소수 지방의 사투리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중세 영어와 잔존 어휘가 T-V distinction라고 말하기도 힘든게 다른 비슷한 유형의 존댓말들은 그에 맞는 문법 체계가 따로 있지만 중세 영어에는 그런 문법 체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찾아봐도 자료가 많이 없네요. 애초에 없는 자료를 찾으려고 해서인지… 아니면 있는데 제가 발견을 못한 것인지 그것 조차 애매모호. 이러나 저러나 단순히 그런 높임 표현 한두개가 있다고 해서 존댓말이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그럼 사람들이 왜 착각하는가?

바로 Formal speech 때문입니다. 이것은 한국어로 직역하면 '격식적인 어투'가 되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단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와 달리 이것은 한국의 존댓말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Formal speech는 정중한 말투에 가깝습니다. 경어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존댓말, 경어는 영어로 Honorific이라고 하는데 심지어 당장 영어로 구글링만 조금해봐도 영어에는 Honorific이 없다고 나옵니다. 심지어 미국, 영국, 호주 등 원어민들이 직접 쓰는 위키피디아에서도 본인들이 '우린 Honorific 같은 거 없져.' 이럽니다. 언어학 파트로 넘어가지 않고 찾아보면 어떻게든 몇몇 요소들을 영어의 Honorific이라고 끼워넣으려고 노력하는 위키러들을 볼수 있지만...




Formal speech가 뭐야?

Formal speech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존댓말과는 어떤 의미에서는 반대되는 방식에 가깝다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데, Formal speech는 상대방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어는 상대방을 높여말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외도 실제로 어휘나 문법 자체가 변화하지만, Formal speech는 문법의 변화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평상시에도 충분히 쓰이는 어휘나 표현을 좀 더 정중하게 구사하는 것 뿐입니다. 딱 잘라 말해서... Would you like to ~ 라고 말한다고 해서 이게 존댓말이 되는게 아닙니다. 구지 예제를 들어보자면 '그거 해!'랑 '그것 좀 해줄 수 있어? 부탁해!' 이렇게 말하는 차이입니다. 쉽게 빻 이해가 가죠? 이게 Formal speech가 존댓말이 아닌 이유입니다.




영어는 그럼 다 반말일까?

‘존대말이 없다’의 반대가 ‘반말 밖에 없다’ 같지만 그것 역시 아닙니다. 제가 앞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어에는 반말과 존댓말의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그 개념이 우리 머리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영어는 존댓말 없이도 충분히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언어인 것이고, 반말 없이도 서로 충분히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언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영어 또한 얼마든지 정중하게, 격식있게 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Mr. Dr. 등의 호칭을 붙여서 존칭을 만들어줄 수도 있고 대답할 때 Sir, Ma’am 등을 붙여서 좀 더 높여서 대답할 수 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Honorific이 아닌데 영미 위키피디아 유저들이 이것도 Honorific이라고 우기는 것 중 하나...입니다)




왜 Formal speech가 존댓말이 될 수 없는가?

일단 존댓말, 경어체는 쉽게 생각해보면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어휘가 변할 것이냐, 아니면 2. 문법이 변할 것이냐 입니다. 어휘는 단순하게 생각해서 특정 인물들에게는 이러한 어휘를 사용하면 안되고, 이러한 어휘를 사용해야한다 입니다. 이것은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정도의 단순한 차이가 아니가 아닐 뿐더러 내가 정중한 태도를 취하냐 아니냐의 차이도 아닙니다. 여러분 존댓말 쓰시면서 얼마든지 개같이 굴 수 있잖아요? ㅎㅎ '근데 어쩌라구요.' 이렇게요. 존댓말 = 정중함 X 아닙니다. 의외로 존댓말은 문법적인 기준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럼 한국어에만 존댓말이 있을까?

당장 옆나라인 일본에도 존댓말이 있습니다. 게다가 언어학은 이 존댓말을 구사하는 모든 나라와 그 형태를 이미 다 구분해놓았습니다. 아프리카어, 고대 로마어, 중국어, 인도(힌디), 이탈리아어, 일본어, 자바어, 한국어, 말레이시아어, 파키스탄어, 페르시아어, 러시아어, 필리핀어, 스페인어 구사 문화의 언어들, 브라질 포르투칼어, 태국, 터키, 네팔, 베트남, 호주 토속 방언 등이 존댓말이 존재하는 언어들이라고 하네요. 물론 한국어와는 같은 형태로 구사되진 않지만 각자 고유의 존댓말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존댓말의 다양성이나 복잡함은 언어, 나라마다 다르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어가 가장 극악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듯.




어떤 언어가 더 뛰어난가?

여러분들이 영어든 다른 나라 언어든 배우고 접하시면서 가장 중요한게 있습니다. 바로 어떤 언어가 더 뛰어나다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언어는 다릅니다. 경어는 한국어가 가진 특징이자 하나의 문화일 뿐이지 이것이 다른 언어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언어들이 의사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고 의사 소통을 하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모든 언어가 그렇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개같은 영어를 보면서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해보면서 쉬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플랭글리쉬의 영어하는 Jun

1 2 3 4 5 6
CONTACT

tiwaztir@gmail.com

건의/문의/문제 신고 바로가기


COPYRIGHT

Design by Jun Hamm
Inspired by Lark

Icons are created by Madebyoliver